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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Story

겨울비는 내리고......

오전 내내 꾸물거리던 하늘이 마침내 비를 내려 보낸다.
오늘은 영...지하철로 출근하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하지만 월요일 아침이라는 것이 차를 가지고 나가는 것을 꾸물거리게 한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현관을 나서는 순간까지..... 결정을 하지 못했다.

차를 가지고 갈까.... 그냥 갈까......

올림픽 대로는 생각보다는 원활한 속도를 유지하고 있다.
차를 가지고 나온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며 자화자찬을 하고 있다.
순간 빗줄기가 굵어지며 차가운 비가 서울을 적신다.
그래...비가 온다 ....겨울비가 온다.....

비가 와서 다행이다. 이게 눈이었더라면.....

나는 벌써 눈이라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어릴 적 눈만 오면 마음이 들뜨고 감기로 열병을 앓고 있을 때마저 장갑을 끼고 뛰어나가던 나는 어느덧 이세상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세상은 나를 더이상 눈을 기다리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왜 애꿎은 세상 탓을 할까....

도시의 눈은 더 이상 순수하지 않다.
시커먹게 질퍽거리거나, 빙판을 만들어 내는 것 둘중 하나이다.
도시에게 눈은 빨리 치워야 할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시골 논밭에 소복이 쌓여있는 눈을 떠올려도, 그런 것은 아득히 먼 동화속의 이야기만 같다.
 
도시에서 너무 오래 살았나......
점점 잃어가는 순수함... 지켜야 하는 것일까, 잊어버려야 하는 것일까....

문득 고교시절이 생각난다.
'겨울비가 낭만적일까...가을비가 낭만적일까....'
이 주제를 놓고 친구들과 한참 동안 입씨름을 했다.
난 가을에 내리는 비를 보면 더욱 감정이 풍부해진다는 입장이었고
다른 친구들은 겨울 비에서 느껴지는 상충적인 단어의 느낌이 더욱 묘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고 했다. 결론이 나지 않아 우리는 감정싸움까지 해야 했다.
친구들이 훨씬 감상적이고 낭만적이라고 생각하던 비가 지금 이 도시를 적셔간다.  그래 겨울 비도 나름대로 좋구나...  결국 겨울 비는 나를 잠시 과거로 여행을 보내주었고 나는 20년이 지난 이제서야 친구들의 의견에 동의를 표한다.

친구들의 웃음소리... 화난 모습.... 한치 앞도 모르던 미래에 두려움이 없던 시절... 이런 것들이 추억인가보다.
그 시절 유행했던 노래가 갑자기 생각난다....

[김범용 - 겨울비는 내리고....]


플래닛] 'ⓔⓤⓝ ⓚⓨⓞⓤⓝⓖ ~♡'에서 공개한 동영상입니다. 원문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