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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훗날 내 아이에게 들려주기 위한 기록으로 작성하는 글이다. 글의 시작은 5.29일부터 시작했지만, 이제서야 마무리를 진다. 후.....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가 왜 이렇게 슬프고 비통한 것인지 지금 설명하기에는 나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동자가 너무 맑기에 차마 입을 때지 못했다.
우선은 너에게 주어진 시간을 행복하게 자유롭게 즐기고 이제 커서 삶의 무게와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스스로 짊어 져야 할 때, 그리고 이 세상에 갚아야 할 빚이 너무 많음을 스스로 깨닫게 될 때, 그때 즈음하여 한번 이 글을 읽혀 봤으면 하는 심정이다.
 
아빠는 5.22(금) 저녁부터 고민을 하고 있었다.
뭔가를 예감한 것이었을까?
너도 들었겠지만, '왜 이렇게 가슴이 뻥 뚤린것 같은 지 모르겠다고.... 갑자기 왜 이러지...'
그 말을 들은 엄마가 '왜? 애인하고 헤어졌어?' 라며 우스개 소리를 하고 지나갔지.

사실 아빠는 그날 저녁에 이런 고민을 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바라는 세상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예전엔 글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녹녹한 일은 아니더구나. 급기야 여기저기서 연락이 오면서 엄마의 반대로 글을 못쓰게 되어버렸지.

그리고 지금까지 개인적 안위를 위해 아빠는 하고 싶은 말도, 해야 하는 일도 못하고 그저 가족만을 위해서 살고 있단다. 그런데, "이것이 정녕 가족을 위한 길일까?" 아빠는 항상 고민한단다. 여기저기 학원에 숙제에 충분히 놀 시간을 갖지 못하는 너를 바라보며, 그리고 눈 닿는 곳마다 보이는 비상식적인 일들을 보며, 아빠는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더구나. 아빠는 왜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었을까?

언젠가부터 아빠는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가슴속에 자리 잡은 것 같다. 그런데 너무도 무기력한 아빠의 모습을 스스로 느끼며, 자조해야만 했다. 가장 가까운 네 엄마를,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 조차 설득하지 못하는 아빠가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니....

결국 아빠는 엄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할 수 있는 일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너무도 소중한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그렇게 밤이 지나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그리고 그날 아침 대한민국 16대 대통령인 노무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
사실 어떤 감정도 없이 멍한 상태로 시간을 보냈다. 무감각 그 자체였다. 그 사실이 오보이기만을 바라며
그저 TV앞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전 대통령의 검찰수사 과정에서 아빠가 생각했던 것들, 그리고 실천하지 못한 것들,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 여러 가지 생각이 아빠를 짓눌렀다.
살아생전에 뵈러 가지 못한 것, 무리한 검찰 수사와 잘못된 언론의 행태를 방관한 점,
아빠 자신을 위로할 어떠한 자위책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만 흘러갔고 결국 아빠는 큰 실수를 하고야 말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너무도 담담히 받아들이는 엄마, 노무현 대통령의 유서내용에 발끈한 엄마의 모습을 보며, 아빠는 정말 심한 좌절과 후회를 하게 되었다.
나의 사랑하는 아내조차 올바르게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 주지 못한 나 자신이 너무도 미워서 화가 났고, 급기야 이성을 잃어버린 것 같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서거하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엄마에게 설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엄마에게 했던 말이 아마도 엄마의 자존심을 심하게 건드렸나 보다.
그래서 엄마도 아빠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했고, 결굴 아빠가 이성을 잃고.....

"엄마를 때렸다...."

엄마에게 손찌검을 한 것은 아빠가 정말 잘못한 일이다. 지금도 아빠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다. 하지만, 아빠는 엄마에게 화를 낸 것이라기보다는 아빠 자신에게 화를 낸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아빠는 집안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그런 무능력한 아빠가 되어버린 셈이니까.....
그것이 아빠를 너무도 괴롭혔다. 

엄마는 아빠에게 이렇게 이야기 한다.
"당신이 어떻게 세상을 바꿔? 그리고 가족 다 내 팽개치고 세상을 바꿔봐야 당신한테 뭐가 남아! 다른 사람들한테 하라고 해! 당신은 안돼!  제발 고만 좀 해!"

할머니도 아빠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는 하지 마라. 그러다 큰일 난다. 너는 뒤로 빠져라."

아빠는 이 말이 틀렸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아빠에게는 부모님을 마음 편히 모실 의무도 있고, 가정의 안녕을 지켜야 할 의무도 있다.
이것을 위해서라면 아빠는 가족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아빠는 이 한 시대의 아픔을 후대로 미루어 주고 싶지 않았다.
뭔가 잘못된 것이 있다면, 아빠 세대에 고칠 것은 고치고, 정리 할 것은 정리해서 너희들이 사는 세상에서는 이러한 고민 없이 번뇌 없이 개인의 행복을 영위할 수 있는 세상을 넘겨주고 싶었다.

너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어떤 이는 방종이라며 질타하는 이 자유를 얻기 위해 아빠의 선배 세대는 목숨을 걸고 서슬 퍼런 권력에 대항했다.
그 분들에게도 엄마처럼 예쁜 아내가 있었고, 너처럼 예쁜 자식도 있었다.
아내의 만류로 어른거리는 아이의 얼굴만을 생각한다면, 결코 자신의 목숨을 걸고 권력에 대항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분들은 어떻게 그런 행동이 가능했을까?

답은 간단하다. 이런 더러운 세상을 너희들에게 넘겨주기 싫어서....
지금 우리가 하지 않으면 너희들이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하지 않으면 훗날 내 자식이 그리고 그 친구들이 온통 최루탄 투성이인 세상에서 곤봉에 맞고, 구속되고, 고문당하며, 아무도 모르게 실종되고 마는 세상을  그 짐을 무책임하게 넘겨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빠는 지금도 그 분들에게 엄청난 빚을 지고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유를 누리는 한 그 그늘에서 벗어낼 수 없을 것이다.

아빠도 한때는 "좋은 게 좋은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때가 있었다.
그저 물 흐르듯이 세상 돌아가는 것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하던 때가 분명 아빠에게도 있었다. "정의"라는 것이 한낮 이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던 시절, 입 바랜 구호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더 이상의 의미도 부여 하지 않던 시절,

아빠는 한 사람이 자신의 정의와 신념을 위해서 살아가는 한 사람을 보았다. 
그리고 그 사람은 아빠에게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알게 해주었다.
"결코 굽히지 않는 결코 굴복하지 않는 결코 타협하지 않는 영혼이 깨끗한 영혼을 가지고 이 정치판에서 살아남는 증거를 여러분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우리아이들에게 결코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다는 하나의 증거를 꼭 남기고 싶었습니다."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아빠는 그 약속이 선명한 증거로 새겨지는 것을 보았다.  
이세상에 혼재한 불의들이 그를 마구 흔들 때도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꿋꿋이 버텨나가는 모습도 보았다.

그때부터 아빠는 정의는 지키고자 하는 사람의 의지에 의해 지켜질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다. 

할머니가께서 아빠에게 하던 말씀이 기억나니?
"너는 하지 마라. 그러다 큰일 난다. 너는 뒤로 빠져라."
그런데 이 말을 들을 때 마다 문득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조선건국 이래로 600년 동안 우리는 권력에 맞서서 권력을 한번도 바꿔보지 못했다.
비록 그것이 정의라 할지라도 비록 그것이 진리라 할지라도 권력이 싫어하는 말을 했던 사람은
또는 진리를 내세워서 권력에 저항했던 사람들은 전부 죽음을 당합니다.
그 자손들까지 멸문지화를 당해. 패가망신했다

600년 동안 한국에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자란 사람은
모두 권력에 줄을 서서 손바닥을 비비고 그리고 조아려야 했다.
그거 밥이나 먹고 살고 싶으면 세상에서 어떤 부정이 있어도 어떤 불의가 옆에서 벌어지고 있어도
강자가 부당하게 약자를 짓밟고 있어도 모른척하고 고개 숙이고 외면했어야 했다.

눈감고 귀를 막고 비굴한 삶을 사는 사람만이
목숨을 부지하면서 밥이라도 먹고 살 수 있었던 우리 600년의 역사

제 어머니가 제게 남겨 주었던 제 가훈은
”야 이놈아 모난 놈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바람 부는 대로 물결 치는 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
80년대 시위하다가 감옥간 우리의 정의롭고 혈기 넘치는 우리 젊은 아이들에게
그 어머니들이 간곡히 간곡히 타일렀던 그들의 가훈 역시
“야 이놈아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고만 둬라 너는 뒤로 빠져라”

이 비겁한 교훈을 가르쳐야 했던 우리의 600년의 역사! 이 역사를 청산해야 합니다. 
권력에 맞서서 당당하게 권력을 한번 쟁취하는 우리의 역사가 이루어져야만이
이제 비로소 우리의 젊은이들이 떳떳하게 정의를 이야기 할 수 있고
떳떳하게 불의에 맞설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어떠니?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그대로지? ^^
이런 분이 이 시대에 존재했던 것 자체가 우리에겐 대단한 행운이며 행복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께서도 그토록 부수고 싶어하셨던 귄위적인 권력에 의해 살해 당하셨다.
진정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는 올바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죽음에 눈물 흘려야 할 것이다.
 
지금의 시대를 살며 어쩌면 아빠도 너에게 할머니께서 해주신 말씀 그대로를 전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것이 두렵다. 네게 이런 아픔의 시대를 물려줘야 한다는 것이 너무도 두렵다.

아빠가 이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서는 부숴진 세상을 다시금 올바로 세워 놓아야겠지.
그것이 아빠세대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숙명이겠지....

하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아빠는 지금도 마음이 괴롭다.
너도 커가면서 나름대로 책과 인터넷을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받아들이며 너의 가치관을 정립하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딸은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커 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아빠는 네게 "너만은 안 된다. 너는 뒤로 빠져라" 라고 가르치지 않겠다.
만약 아빠세대에 아니면 그 이전 세대의 의지에 고마움을 느낀다면, 너도 그 빚을 너의 후손에게 갚겠다는 마음가짐을 꼭 지니기 바란다.

"나 하나 만이라도 정의를 지키고자 노력 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거대한 변화의 시발점임을
가슴에 꼭 간직하길 바란다."

바보 노무현... 그가 정말 그립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blog.daum.net/dreamlive BlogIcon 갓쉰동 2009.06.25 04:5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다시 일어 나시길...

  2. Favicon of http://mckdh.net BlogIcon 산골 2009.06.26 20:0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그래도 좌우지간 결론은 가정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ㅠ.ㅠ

  3. Favicon of http://www.dissertation-writing-help.org/ BlogIcon dissertation writing help 2013.05.23 21:2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우리에게이 매우 유용 에세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은이 같은 같은 매우 중요한 에세이를 읽어 놀랍습니다. 매우 그것을 읽을 수 기쁘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