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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광고 모금 캠페인

2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이 흘렀다.

어쩌면 훌쩍 흘러버린 2년 이지만,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바심에 정말 길고도 긴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드디어, 2년간의 성과를 세상에 내보냈다. 아쉬움도 많고 미흡한 점도 많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지만, 이제 정말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우리는 포켓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서비스 오픈 첫 날, 밀려 들어오는 문의 전화에 모든 업무가 마비 되었다.
서비스 첫 날부터 이정도 반응이라면 정말 행복한 일일진대, 우리 모두는 상기된 채 연신 수화기를 들었다.

하루가 끝나고 나는 이런 생각에 잠겼다. ‘테스트가 부족했던 것일까? 서비스 오픈을 연기할 까.....' 이후 계속되는 고민.....
하지만, 일정을 조금 연기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최선을 다해 오류를 수정했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지금, 서비스는 기적과 같이 안정되었다.

어느 정도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기자, 갑자기 2년 전 생각이 난다.
예전에 몸담고 있던 직장, 정말 잘 나가는 IT 벤쳐 회사였는데.....
어느 날 갑자기 'I' 사의 적대적 M&A가 시작되었다. 연 매출 50억 규모의 회사가 해외 자본을 등에 업고 연 매출 200억대의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예전의 우리 회사는 대표이사의 지분이 적고, 창립 맴버 들이 골고루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종업원 지주제 형태의 회사였다. 회사가 KT에서 분사하면서 고생한 직원들에게 보상의 차원, 그리고 회사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하여 주식을 골고루 배분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회사가 급성장을 하며 내부에서 파열음이 들리기 시작했고, 결국 직원 일부가 주식을 모아 다른 회사에 주식을 사달라고 찾아간 것이다. 정말 어이없는 일이지만 그렇게 되었다.

회사 매각에 반대하는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M&A를 막아보기 위해 노력했지만, 허사가 되어 버렸다. [뱅크타운 경영권분쟁 ‘지분율 0.3%의 비극’]

법원의 이상한 판결, 정식 재판도 못 받아 보고 가처분으로 회사가 M&A되어 버렸다.
이 시기에 나도 검찰에, 경찰에, 법원에 밥 먹듯이 드나들었다. 인수회사측에서 노동조합 지도부를 무더기 고소, 고발했기 때문이다. 뭐 검찰 수사관마저 정말 '악독한 놈들’이라며, 나를 위로하는 상황이었으니 그다지 어려운 점은 없었다.
나는 퇴사를 원하는 직원들에 대한 보상, 남아있는 직원들의 고용보장 및 차별금지, 근무조건 개선 등을 나를 포함한 6명이 사표를 제출하는 조건으로 인수사측과 합의하고 회사를 그만 두었다. 어차피 있으라고 해도 않있을 생각이었으니 성공적인 협상인 셈이다.  

일이 이렇게 되고 10여 년 동안 가꾸어온 회사를 통째로 빼앗겨 버린 사장님과 독대하며 술을 마실 기회가 있었다. 사실 나는 사장님이 너무 바보 같고 안쓰럽게 느껴졌다. 처음으로 분쟁이 시작되었을 때 사장님의 지분을 50억에 인수하겠다는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사장님은 일언지하에 그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이때 사장님의 결정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것이었다. 그 결과 사장님께 지금 남은 것은 엄청난 빛뿐이다. 그때의 결정이 과연 옳은 것일까? 라는 의문은 아직까지 남는다.

사장님과 나는 별다른 말없이 서로를 보고 웃고 있었다. 그리고 잔을 들이키고, 그리고 또 다시 쳐다보고 웃고.... 뭐가 좋은 지 우리는 웃고 있었다. 아마도 그동안 고생했다는 그리고 미안한 마음의 표현이리라.

아마 사장님은 '나는 무너지지 않아. 다시 일어설 수 있어. 이 회사보다 더 좋은 회사를 일으키고야 말겠어.'라고 마음을 다잡으시는 것 같았다. 가슴은 찢어지고, 앞날이 막막하시겠지만, 굳은 의지로 겨우 자신을 지탱하고 계신것 같았다.
마침내 사장님이 입을 여셨다.

'우리 다시 시작하자. 저것 들 잘 될 수가 없어. 결국 회사 되팔아 버릴게 뻔한데.... 이런 바보들... 그걸...., 

그런데, 정팀장, 우리 직원들 어떡하냐....'

그리고 나는 사장님의 두 눈에 맺힌 눈물을 보았다. 이를 악물고 독하게 먹은 마음이 직원들 걱정에 무너져 버린 것이다. 아마, 직원들 걱정이라는 핑계로 그 동안 가슴에 맺혀있던 아쉬움과 절망이 진한 피눈물로 흘러버린 것이리라......
눈물이 보일까 급하게 일어서 마이크를 잡으러 나가신 뒷모습에 나는 이렇게 돼내었다.

'그래요 남자도 울고 싶을 땐 울어도 되요. 회사야 다시 만들면 되고, 회사 커지면 우리 직원들 다시 불러오면 되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나도 술 한잔 들어간 김에 다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을 다짐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회사가 지금의 '퍼스트포켓'이다.
적은 인력에 몇 달씩 월급도 못 받아가며 지금까지 노력해 왔고 드디어 우리 회사의 첫 작품인 포켓뱅킹을 출시했다. 분명 아쉬움도 많고 과연 최선을 다했는가 하는 의문도 남지만, 그래도 무에서 시작해서 밀알을 일궈냈다는 것에 우선 의미를 둔다.

이제 내디딘 첫발이 좀더 거대한 발자국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이제부터 우리의 노력여하에 달려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사장님의 끝까지 싸우겠다는 결정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해답 또한 우리의 손에 달려있을 것이다.

사장님과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예전 동료들을 모두 품을 수 있는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좀더 노력해야겠다는 각오, 그리고 다짐, 언젠가는 미안한 웃음이 아닌 가슴벅찬 기쁨의 건배를 나누며 웃을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
이 글을 빌어 그 동안 불만 없이 묵묵히 노력해 준 우리 직원들에게 고마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여러분이 있어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항상 어느 곳에든 생각해 주기를…..

여러분 고맙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flyburi.com BlogIcon 버리 2009.02.14 22:51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불끈불끈~~!!! ^^ 이글을 읽는데 제가 눈물이 핑....
    이제 안정화되었으니 저 이제 놀러가도 되는거죠?^^
    너무 오랫동안 뵙지 못해 넘 뵙고파요..
    저도 2월말에 바쁜일이 끝나면 꼭~~ 놀러갈게요^^

    • Favicon of http://arma.tistory.com BlogIcon ARMA 2009.02.26 09:3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와~ 블랙버리 정말 오랜만이네~ 잘 살고는 있는지.
      한번 봐야 하는데 여의치가 않네~ 아무튼 잘지내시고, 한번 놀러 오는것도 괜찮지~~ ^^

  2. 당근 2009.02.16 09:1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블로그 구독하고 있다가 이런글을 읽게 됐어요...

    프로그래밍쪽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여러 상황을 많이 봐서 그런지 공감이 되네요..

    개인적인 글이시겠지만... 저까지 기쁘네요.. 회사 번창하시길 빌께요...

    • Favicon of http://arma.tistory.com BlogIcon ARMA 2009.02.26 09: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당근님, 감사합니다.
      당근님의 격려가 저희 회사와 직원들에게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좀더 노력해서 다음에는 정말 기분 좋은 포스팅을 올려 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

  3.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2.22 03:40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사장님이 저를 울리시네요....사장님도, 직원들도 서로 사랑하는 회사라니....다음에 청소 아줌마라도 뽑으면 불러주삼~
    그러려면....우선 포켓뱅킹 대박나삼~!!!!

    • Favicon of http://arma.tistory.com BlogIcon ARMA 2009.02.26 09:5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샛별님 정말 반가워요~ 잘 지내시죠?
      이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너무 뜨믄 뜨믄 등장해서 죄송해요~ 그런데, 정말 청소 아줌마시켜주면 귀국하실건가요? 증말?? ^^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3.05 02:08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네에~~~ 가능하면 꼭 정규직으로...^^

  4. mccym 2009.03.03 16:54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감동적인 내용이네요...=_=
    퍼스트포켓이 정말 괜찮은 회사인 것 같아서 입사지원하려고 구글에서 열심히 정보 찾다가 우연히 이 블로그를 발견했습니다.

    정말 많은 걸 알게되었고, 다시한번 비전있는 회사라는 것을 알게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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