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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후 엄마와 함께 연극 ‘플란다스의 개’를 보고 온 아이.

대학로에 있는 소극장에서 공연이 있었던 지라 가는 길에 ‘동대문’도 봤다며 자랑을 해댄다.

이제서야 동대문을 보았다는 사실에 흠칫 놀라면서, 아직 어리니까 많이 데리고 다니지 못한 것이라며 위안을 해본다. 그러고 보니 여기 저기 많이 다니긴 했는데, 정작 서울 시내에는 많이 데리고 다니지 못했나 보다.

다녀봐야 차로 횡하니 갔다가, 돌아오곤 했으니 무심히 지나쳐 버렸겠다 는 생각이 든다.

재미있었냐는 질문에 “재미있긴 뭐가 재미있어? 계속 울면서 봤는데.....”라고 하는 아이
내 질문이 틀렸거나, 아이의 이해력이 아직 턱 없이 부족하거나 둘 중 하나겠다.
재미있었냐는 질문을 ‘깔깔거리며 즐겁게’로 받아드리는 아이. 아무래도 내 질문이 잘못된 것 같다.  연이어 뭐가 그렇게 슬펐는지를 물었는데, 아이가 요목 조목 설명하는 것을 들으며 괜히 물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어릴 적 느꼈던 플란다스의 개에 대한 슬픔이 기억났기 때문에 “아빠도 네로하고 파트라슈 생각만 하면 마음이 답답하다”는 말로 이야기를 끝냈다.

사실 얼마 전 TV에서 “플란다스의 개’가 재방영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에게 이런 말을 한적이 있었다. ‘아빠는 저 만화를 네가 안 봤으면 좋겠어....’ 이런 다소 엉뚱한 아빠의 주문에 의아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지만, 나는 아이가 네로와 파트라슈가 전하는 슬픔을 아이가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어릴 적 내가 그랬기 때문에 아이 또한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었는데, 오늘 연극을 본 모습을 보니 괜한 걱정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일기를 쓰는 모습을 지켜보며, 어릴 때부터 글쓰기를 가르쳐 보는 것은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괜한 거부감이 생길까 하는 우려에 고민하다가 조금씩이라도 알려주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 라고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아이의 일기 내용은 대충 이랬다.
“오늘 연극 플란다스의 개를 보았다. 동대문도 보았다. 보는 도중 울컥했지만 끝까지 보았다.”
8살 짜리 아이가 이 정도 일기를 쓰는 것이 당연한 것이겠지만..... ^^

일기를 쓰는 목적은 하루 하루의 일을 기억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그것 보다 더 큰 의미는 하루에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고 혹 잘못한 일이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그에 대한 반성을 하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종이에 ‘육하원칙’을 적어 나갔다. 

“언제(When), 어디서(Where), 누가(Who), 무엇을(What), 왜(Why), 어떻게(How)’ 했나”


“일기라든지 친구에게 편지를 보낼 때라든지, 글을 쓸 때, 이 육하원칙을 기억하고 쓴다면 친구가 네게 다시 묻는 그런 일이 필요 없게 될 거야. 이렇게 글을 쓰면 다른 사람이 궁금해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표현 할 수 있거든....”

솔직히 이 설명을 하면 아이가 너무 어려워하거나, 흥미 없어 할 줄 알았는데
“와~ 재미있다, 재미있어, 말이 돼~~ ^^ ” 라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 안심하며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오늘 연극을 보고 온 것을 이 원칙대로 한번 써볼까?
오늘(When), 대학로에 있는 극장에서(Where), 나는(Who), 플란다스의 개라는 연극을(What), 엄마가 보여주셔서 봤는데(Why)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가서 (How). 봤는데 너무 슬펐다. 말하기 좋게 순서를 정리하면 ‘나는 오늘 엄마와 함께 차를 타고 대학로에 있는 극장에서 플란다스의 개라는 연극을 보았는데 너무 슬펐다’ 가 되겠지? 만약 이렇게 일기를 쓴다면 뭘 봤는데?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데? 누구랑 갔는데? 라는 질문이 필요 없겠지?”

여기까지 아이는 매우 흥미롭게 내 말을 경청하고 있었다. 욕심을 내어 조금 앞서 나가 보았다.
“그런데 여기 보면 ‘조금 슬펐다’라고 했잖아, 그럼 왜 슬펐는지도 써주면 좋겠지? 그리고 이 연극을 보고 느낀 점을 엄마, 아빠와 이야기 해보고 이런 것에 대한 생각도 일기에 써준다면 정말 멋진 일기가 되겠지? “ 라며 혼자 흥이나 열심히 설명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아이의 집중력도 바닥이 나 버리고, 주제를 자꾸만 다른 곳으로 돌린다. 그만하라는 뜻이겠지...^^

아이가 잠든 후 정작 나는 육하원칙에 맞는 글을 쓰고 있는가? 라는 생각에 나름대로 기사 형식을 빌어 포스팅 했던 글들을 읽어보았는데, 한마디로 말해서 ‘너나 잘하세요~’
언제나 생각해 보면 아이를 기르기에 한없이 모자라기만 한것 같아 잘 커준 아이에게 고맙기만 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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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7.24 13:3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2. Favicon of http://realmove.tistory.com BlogIcon 선인장^^ 2008.07.24 13:42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후후 잘 읽었습니다. 건강한 엄마 건강한 아이의 모습인 것 같군요.

  3.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_top_blogtop=go2myblog BlogIcon 실비단안개 2008.07.24 13:45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칫~
    육하원칙으로 쓰면 댓글란이 필요없잖아~ 요!
    궁금해야 댓글로 묻지요.
    여운 - 궁금증을 준다 - 그래야 질문을 한다. 이어진다 - 존재감에 무게를 둔다. - 사는 정을 느낀다. -

    ㅋㅋ~
    뻥이야요~^^;;

  4. Favicon of http://deneb.pe.kr BlogIcon 대네브 2008.07.24 16:36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신해철은 병아리 얄리를 통해서 죽음을 알았고
    저는 플란다스의 개를 읽고 죽음을 알았습니다. ^^;
    지금도 어릴 적에 읽던 동화책 생각하면 울컥합니다.
    아이들이라고 언제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일본만화 따위만 보게해서는 안되겠죠.
    때론 이런 다소 무거운 주제의 작품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Favicon of http://arma.tistory.com BlogIcon ARMA 2008.07.26 00:3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일본 만화 중 절대로 못 보게 하는 것
      '짠돌이네' 이건 정말 저질 애니더군요....
      이런 걸 왜 방영하는지...케이블 문제 많아요.^^

  5. Favicon of http://www.essaywritingservices.com/essay.php BlogIcon Essays 2013.01.25 19:03 신고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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